제 7장 - 제 9장 우나의 꿈 I (학교 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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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장 버스 안

  우나 버스 안에서 생각한다. 뭔가에 짓눌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집에 다 왔다. 버스에서 내리려다 불현듯 아침의 꿈이 생각난다.
회색의 콘크리트 건물, 낮은 천장, 답답한 느낌, 아빠 얼굴.
우나는 갑자기 마음을 바꾸고 버스에서 내리지 않는다.
그대로 버스는 달린다.
  8장 교정

   버스가 정차한다.

   버스 기사: (묘하게 기계음 섞인 목소리) 안내려?
 우나: (이상하다) 네?

   우나 버스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란다. 버스 기사는 아빠의 얼굴을 하고 있다.

   우나: 아빠?

   우나는 뒷자석을 본다. 아무것도 없는데 소리가 들린다. 말(언어) 들이 버스를 가득 채운것 같다.
우나는 화들짝 놀라 버스에서 내린다.
내린 곳은 학교다. 교정은 어둡고 편안한 느낌이다.

   영남: (묘하게 기계음 섞인 목소리)우나엄마!
 우나: 아빠?
 우나: (묘하게 기계음 섞인 목소리) 우리 엄마는 밥통이야.
 영남: (묘하게 기계음 섞인 목소리) 여편네들은 만나면 수다가 끊이질 않지.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린다. 붉은 빛이 반짝 거린다.
  아무것도 없는 공기중에 화염병이 던져지는 것 같다.
우나는 안전에 위협을 느끼고 건물 2층으로 달음박질 친다. 붉은 무언가가 우나를 쫒아 오는 것 같다.
우나는 필사적으로 안전 한 곳으로 들어가려 달음박질 친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도 문을 찾을 수가 없다.
3층, 4층까지 뛰어 올라가 열린 교실을 찾아 들어간다.
      9장 교실

   열린 교실엔 상냥한 목소리들이 가득 차있다.
 목소리를 낮추니 밖의 위험이 없는 것 처럼 느껴진다.
 교실 안에 어떤 여자애가 앉아 있다.
우나는 어떻게 된 건지 물어보고 싶어서 그 여자애에게 다가간다.

   우나: 저기…

   여자애가 고개를 돌린다.

   여자애: 응.
 우나: 너 이 학교 다녀?
 여자애: 아무 문제 없어. 아무 문제 없어.
 우나: 여기 어디야? 어떻게 된거야? 밖에는 막 병 던지고 난리 났거든?
 여자애: 쉿, 목소리 낮춰. 목소리를 낮추면 아무일도 없는게 되는 거야.
 우나: (왠지 섬뜩하다)어?
 여자애: 말하지마.
 우나: 어?
 여자애: 말하는 것들, 다 뒈졌음 좋겠다.

    우나, 자기가 끄적거렸던 것들이 생각난다

   여자애; 말하는 것들이 다 죽고 말만 남으면 얼마나 좋을까?
 있잖아. 말들은 걸어다닐 수가 없어. 말들은 압력 같은거야.
 따뜻하고 차가운 것들이 서로를 누르면서 폭풍을 만들어 내는 거야. 말만 남은 지구는 목성처럼 될거야. 400년이 지나도록 멈추지 않는 가스폭풍이 몰아칠거야.
 우나: 야… 너 뭐야?
 여자애: 쉿, 목소리 낮추라고.

   정적

   우나: (여자애가 혐오스러워서 견딜 수가 없다)
 여자애: 그렇게 말 하면 안되지.
큰 소리를 내면 무슨 일이 있는게 되잖아. 무슨 일이 있으면 안되는 거잖아.
 넌 그냥 목소리만 낮추면 돼. 다른 사람 기분에 맞추기만 하면 아무 일도 없는 거잖아.

   우나 뒷걸음질 치며 도망간다 .